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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시조 '주몽'이 아닌 '추모'?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이름
고구려의 시조 이름은 '주몽'일까요, 아니면 '추모'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구려 시조를 ‘주몽’으로 알고 있고, 학교 교과서나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에서도 그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국사기와 광개토대왕릉비, 묘지명 등을 찬찬히 살펴보면 ‘주몽’이 아닌 ‘추모’가 더 본래에 가까운 이름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삼국사기와 광개토대왕릉비에 나타난 고구려 시조의 이름
삼국사기에서는 고구려의 시조를 '주몽(朱蒙)'이라 소개하면서도, 이름을 ‘추모(鄒牟)’ 또는 ‘중(仲)’이라고도 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당대 고구려인이 직접 남긴 광개토대왕릉비에는 분명히 “시조 추모왕”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당시 고구려인들이 스스로의 시조를 '주몽'이 아닌 '추모'라고 불렀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주몽'이라는 단어가 지닌 부정적 의미
‘주몽’에서 쓰인 ‘몽(蒙)’ 자는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잘 아는 표현인 ‘무지몽매(無知蒙昧)’에서 쓰이는 바로 그 한자입니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깁니다. 과연 어느 나라가 자신의 건국 시조 이름에 ‘어리석은 자’라는 한자를 쓸까요?
고구려가 아닌, 외부 국가나 후대의 누군가가 ‘고구려를 폄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붙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묘지명 속 고구려인의 인식
고구려 말기 고위 관료 연개소문의 아들 연남산의 묘지명을 보면 “추모성왕은 하백의 손자이며...”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여기서도 시조를 '추모'라고 정확히 지칭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구려인들이 스스로 시조를 추모라 불렀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료입니다.
반대로, ‘주몽’이라는 표현은 당나라 시기 이후의 기록, 즉 외국인의 시각에서 작성된 자료에서 주로 등장합니다.
왜곡된 이름, ‘주몽’은 어떻게 고착되었는가
고구려가 아닌 외국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왜곡된 명칭 ‘주몽’이 오늘날까지도 한국의 공식적인 역사 교과서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는 마치 자소서를 남이 써준 걸로 취업을 하려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의 역사와 인물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정체성이 형성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주몽 vs 추모, 이제는 '알고 쓰자'
현실적으로는 아직 ‘주몽’이라는 이름이 너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당장 ‘추모’로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주몽’이라는 단어가 왜곡된 이름임을 알고 사용하는 것, 그것이 첫 걸음입니다.
- ‘주몽’은 고구려 시조의 이름이 아니라, 후대에 만들어진 왜곡된 표현이다.
- 진짜 고구려인의 시조 이름은 ‘추모’다.
- ‘주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의미와 배경을 이해하고 써야 한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가를 규정짓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남이 규정한 ‘주몽’이 아닌, 우리가 기록한 ‘추모’를 기억합시다.